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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2012/01/26 12:21


하나. 무조건 운다.

다행히 힘들이지 않고 눈물이 나온다. 온갖 기억들을 끄집어내서 가장 극적인 상황으로 만들어 본다. 나도 모르게 서러운 울음이 울컥 나온다. 그렇게 한참을 목 놓아 운다. 이때 꼭 이불을 뒤집어 써야 한다. 그래야 더 측은하고 비참해 진다.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가 될 때면 자동차 세척 액처럼 눈물도 바닥을 보인다. 어느새 몸과 마음이 탈진되고 나면 졸음이 쏟아진다. 그렇게 마지막 눈물 방울이 눈 고리를 흘러 내릴 때 쯤 조용히 잠이 든다.

 

. 술을 마신다.
1차로 얘기 잘 들어 주는 친구와 함께 기분 좋게 취해 본다. 친구한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로 취해야 한다. 그저 친구에게 내 슬픈 감정이 전달 될 정도로만. 가끔 한숨도 쉬고 눈물도 적절히 흘려 준다. 친구의 적절한 위로의 말이 이상하게도 술을 더 마시고 싶게 만들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소주 대신 와인을 산다. 집으로 돌아와 술이 깨는 듯한 느낌이 들자 다시 와인 한 병을 딴다. 새삼 와인은 혼자서 먹기 꽤 배부른 술이란 걸 깨닫는다. 결국 화장실로 달려가 오늘 마신 술을 다 게워 내고 침대에 눕는다. 하늘이 빙빙 돈다. 덕분에 눈을 감는다. 또 그렇게 잠이 든다.

 

. 전화를 걸어 본다.
물론 발신자 번호 제한표시를 하고 나서 건다. 그러다 문득 내가 한심스러워 진다. 당당하게 전화를 걸어 볼 핑계거리를 찾아 본다. 무언가 빚진 게 있다면 최선의 핑계거리가 된다. 숨을 가다듬는다. 어느 때 보다 가슴이 콩닥거리는 것을 느낀다. 드디어 통화 연결 음이 들린다. 달칵. 다행이다. 그래도 전화를 받아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잠시, 퉁명스럽게 무슨 일이냐는 목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열이 치받치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냉정한 목소리로 빚이나 선물 청산을 위한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말한다. 다행히 그런 건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또 몹쓸 말들을 뱉어내고 전화를 끊는다. 이젠 정말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진다. 억장이 무너지듯 무너져 잠이 든다.

 

. 클럽에 간다.
시끄러운 음악에 몸을 맡긴다. 팔다리를 쉴 틈 없이 움직여 준다. 땀에 흠뻑 젖는다. 평소라면 어림도 없을 부비부비 춤도 춰 본다. 생각보다 아찔하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은근슬쩍 성추행을 하는 놈들의 팔목도 꺾어 본다.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내가 이런 곳에 오는 걸 싫어했던 이유를……온 몸이 녹초가 되었을 때 쯤 집으로 돌아 온다. 멍멍한 귀와 멋대로 움직이는 팔다리를 내팽게 치고 기절하듯 잠이 든다.

 

다섯. 소개팅을 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예약된 남자들을 만나 본다. 수십 번의 소개팅이 취업할 때 면접보다 어색하고 껄끄러운 일이란 걸 왜 아무도 이야기 해주지 않은 걸까? 덕분에 카드 빚과 위장 병을 얻게 된다. 1대 1 면접을 위한 의상 구매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어색한 자리에서 어색하게 해야 하는 저녁 식사는 안 그래도 탈 많은 위장을 가만히 두질 않는다. 한 달 뒤 날라온 카드 명세서는 쓰린 속을 더욱 쓰리게 만든다. 경련을 일으키는 위를 부여 잡고 진통제를 먹는다. 진통제에 취해 쓰러지듯 잠이 든다.

 

질긴 인연을 끊어 내 보려고 별 짓을 다 해본다.
하지만, 그럴 필요도 없다. 그저 힘들고 배 고프고 아플 뿐이다. 
그저 숨을 쉬고 잠을 자다 보면 시간이 모든 걸 제자리로 가져다 준다. 그게 순리다.



알리 - 별 짓 다 해봤는데 (노래가사)

오늘 우린 모든 걸 끝냈어
웃으면서 헤어졌어
만난 동안 행복했었다고
악수도 나눴어
잘 가라는 너의 한마디가
내 귓가에 맴도는데
서러워서 너무 서러워서
눈물을 삼켰죠

노래만 불렀어
온 종일 이불 속에 얼굴을 묻고
목이 다 쉬도록
미친 듯 소리치며 노래 불렀어
맘에도 없는 사람과
하룻밤 풋사랑에 빠져도 봤고
널 잊고 싶어서 별짓 다 해봤는데
너를 잊을 수 없어


그까짓 이별 한 번 겪었다고
사람이 다 죽진 않아
못 견디게 괴롭고 아파도
언젠가 잊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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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ose602